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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
나사의 회전 - 헨리 제임스 본문
이번에 읽은 책은 민음사에서 나온 '나사의 회전'이다. 책이 두껍지 않고, 책 표지에 있는 예쁘지만 어딘지 음울해 보이는 여자 때문에 호기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아름다운 문구가 많거나 통찰력 있는 어떤 깨달음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하지만 흡입력 있는 진행으로 나사의 홈을 따라 가듯이 빨려들어가는 느낌처럼 분위기가 점점 고조 되고, 어딘지 모르게 음산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주인공의 혼란스러움이 극대화 되면서 소설이 마무리 된다.
*사진 아래 부터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설명은 이렇게 나와있다. 나는 이 설명을 읽고나서 읽어서 인지, 이 내용에 사로잡혀서 읽었다.
영국의 한 저택에서 가정교사로 일하던 젊은 여성이 유령을 목격한다. 혼자 걷던 산책길의 오래 된 탑 위에, 세차게 펄럭이던 촛불이 꺼진 어둠 속 계단 꼭대기에, 아무도 없는 주방의 창밖에, 한적한 오후 호수 건너편에, 누군가 나타난다. 가정교사는 그 집에 유령이 나온다고 확신하고 순진무구하고 아름답기 이를 데 없는 아이들을 유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즉, 가정교사가 보는 유령이 한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이라는 가정을 처음 부터 가지고 있었고, 나 또한 가정교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유령의 존재에 의심을 갖지 않았다.
책을 다 읽고나서, 잘 읽기는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 책에 대한 해설을 읽어보기도 하고 리뷰를 검색해보기도 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어딘지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나에게는 큰 반전이었는데, 가정교사가 보는 유령이 실제가 아닐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한다.
이 소설을 보느 관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번째는 위의 소개글에서와 같이 가정교사가 보는 유령이 현실이라는 것과 두 번째는 가정교사가 정신이상으로 인해 있지도 않은 유령을 보면서 주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첫번째 관점으로 보아도 어딘지 설명이 안되는 부분도 있고, 두 번째 관점으로 읽어도 완전히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완전한 설명이 불가능하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 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내가 어떤 사람에 이입해서 이야기를 따라가는지에 따라서 소설의 내용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친한 친구와 여행을 함께 갔어도, 인상 깊었던 풍경이나 사건은 다를 수 있다. 사람은 다 나름대로 자기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제작 되어 있다고 한다.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한 여름 밤에 맥주 한잔과 함께 보면 좋을 듯 싶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의 사견이긴 하지만 번역이 어색한 부분이 있어서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었다. 나는 원래 번역투의 문장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원서나 다른 출판사의 번역본을 한번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
덧붙임. 소설의 내용을 생각해 볼 때, 나사의 회전이라는 제목이 곱씹을 수록 잘 맞아서 마음에 든다. 이런 유도를 잘하는 것을 보면 작가가 통찰력 있는 사람일 것 같다.ㅎㅎ
나중에야 깨달았지만 어떤 사태와 관련하여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실로 세상과 단절되어 함께 위험 속에 뭉치게 되었던 것이다. 아이들에겐 나밖에 없었고, 나에겐 그들만이 전부였다. 간단히 말해 그건 절호의 기회였고, 이 기회는 풍요로운 실체로 내 앞에 다가왔다.
나 역시 지금까지 비통한 진실과 더불어 살아왔지만, 이제 그 진실 때문에 꼼짝도 못하게 됐어.
또한 당혹스럽게도 내 발 아래 펼쳐진 더욱 깊은 심연에도 불구하고- 퇴색해 가는 현실 속에 특이하리만큼 달콤한 슬픔이 내게 사무쳤다.
여기서 지금 나는-거듭 느껴온 탓이지만-내 마음의 굳센 의지, 즉 내가 처리해야 할 일이 참으로 혐오스럽게도 자연의 섭리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완강히 거부하는 데 성패가 달려있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다. 그나마 내가 지탱 할 수 있었던 까닭은 '자연의 섭리'에 비밀을 털어놓고 내 편으로 삼아,내가 겪은 엄청난 시련을 유달리 불편한 방향으로 유도하여, 결국 소박한 인간 덕목의 나사를 다시 한 번 죄도록 공공연히 요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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