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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기적적이었다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 속에서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다른 사람들은 분주히몇몇 안 되는 내용들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넘겨보며 서표書標를 꽂기도 한다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비탈진 공터 언덕 위 푸른 풀이 덮이고 그 아래 웅덩이 옆 미루나무 세 그루 갈라진 밑동에도 푸른 싹이 돋았다 때로 늙은 나무도 젊고 싶은가 보다 기다리던 것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누가 누구를 사랑하고 누가 누구의 목을 껴안듯이 비틀었는가 나도 안다 돼지 목따는 동네의 더디고 나른한 세월 때로 우리는 묻는다 우리의 굽은 등에 푸른 싹이 돋을까 묻고 또 묻지만 비계처럼 씹히는 달착지근한 혀 항시 우리들 삶은 낡은 유리창에 흔들리는 먼지 낀 풍경 같은 것이었다 흔들리며 보채며 얼핏 잠들기도 하고 그 잠에서 깨일 땐 솟아오르고 싶었다 세차장 고무호스의 길길이 날뛰는 물줄기처럼 갈기갈기 찢어지며 아우성치며 울고불고 머리칼 쥐어뜯고 몸부림치면서..... 그런 일은 없었다 돼지 목다는 동네의 더디고 나..
이 시는 '미술관 옆 인문학'을 읽을 때 처음 보았다. 담담한 어조로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 새벽이 가까이 오고 있다거나그런 상투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네오히려 우리 앞에 펼쳐진끝없는 사막을 묵묵히 가리키겠네섣부른 위로의 말은 하지 않겠네오히려 옛 문명의 폐허처럼모래 구릉의 여기저기에앙상히 남은 짐승의 유골을 보여 주겠네 때때로 만나는 오아시스를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그러나 사막 건너의 푸른 들판을이야기하진 않으리자네가 절망의 마지막 벼랑에서스스로 등에 거대한 육봉을 만들어 일어설 때까지일어서 건조한 털을 부비며뜨거운 햇빛 한가운데로 나설 때까지묵묵히 자네가 절망하는 사막을 가리키겠네 낙타는 사막을 떠나지 않는다네사막이 푸른 벌판으로 바뀔 때까지는거대한 육봉 안에 푸른 벌판을 감추고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