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

이방인 - 알베르 카뮈 본문

나의 서재/review

이방인 - 알베르 카뮈

파란건 2015. 1. 14. 19:35

*내용에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누구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 같은 카뮈의 이방인을 읽었다. 내용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직접 읽어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택한 책은 민음사에서 나온 책인데, 약 300장 정도로 구성 되어 있지만 절반 만 소설의 내용이고 나머지는 작가연보와 작품해설이었다. 나는 전공이 문학과 무관하고 글 이면에 있는 은유적인 내용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작품해설이 길게 있어 그냥 읽는 것 보다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그냥 소설만 읽으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긴 해도 민음사의 다른 책들에 비해서 유독 긴 작품해설이 실려있는 걸 보고 고전 중에서도 더 대단한 고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방인의 내용은 아주 담백하고 필요 없는 설명이 거의 없다. 그래서 사실 책을 읽고 나면 계속 기억하고 싶은 아름다운 문장 같은 것이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하는데도 거의 감정이 없이 관찰하는 느낌으로 기술 되고 있다. 크게 1장과 2장으로 나뉘어 지는데, 1장에서는 뫼르소가 어머니의 죽음을 전해 듣고 장례식을 치룬 후 보내는 일상에 대한 내용이고 2장에서는 1장 마지막에서 저지른 우발적인 살인사건으로 인해 감옥에서 지내며 재판을 받는 내용이다. 



사람들은 어떤이가 당연히 보여야 하는 감정을 잘 보이지 않으면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느끼면서 경계하려고 하는 것 같다.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나름의 방식으로 슬퍼하고 상실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 때문에 '저 사람 좀 이상하다'라고 평가 한다. 실제로 살인사건에 대한 재판을 할 때 진짜 있었던 살인사건에 대한 내용은 거의 다루지 않고, 어머니의 죽음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한 증언이 판결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본인의 감정을 대중이 원하는 데로 과장해서 보여주거나 휩쓸리지 못하는 것 때문에 타인에게 공감을 얻어내지 못해 결국 이방인이 되는 것 같다. 사실 감정을 느기는 시기와 정도는 다를 수 있는데 말이다.


결국 뫼르소는 사형 선고를 받는다. 감정에 대해 조금도 거짓말을 하고 싶이 않아 하기에 사회에 스며들지 못하는 이방인이 되는 것이다. 


+작품 해설을 읽어 보니 원제를 번역하면 정확히 이방인이라는 단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낯선이, 국외자 같은 뜻이 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이방인이라는 제목으로 읽혀졌기 때문에 고민 끝에 바꾸지 않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카뮈의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한 소재는 죽음이라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이방인에서도 뫼르소가 사형수로 나오지만 뫼르소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사형수이며, 그렇기 때문에 삶의 가치가 더 빛난다.




이방인

저자
알베르 카뮈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1-03-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942년 [이방인]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카뮈는 알제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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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결코 생활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쨌든 어떤 생활이든지 다 그게 그거고, 또 이곳에서의 내 생활에 조금도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고 나는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죽는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결국, 서른 살에 죽든지 예순 살에 죽든지 별로 다름이 없다는 것을 나도 모르는 바 아니었다. 그 어떤 경우에든지 당연히 그 뒤엔 다른 남자들 다른 여자들이 살아갈 것이고 여러 천년 동안 그럴 것이니까 말이다. 


거기, 뭇 생명들이 꺼져 가는 그 양로원 근처 거기에서도, 저녁은 서글픈 휴식 시간 같았었다. 그토록 죽음이 가까운 시간 엄마는 거기서 해방감을 느꼈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마음이 내켰을 것임이 틀림없다. 아무도, 아무도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