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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의 남작 - 이탈로 칼비노 본문

나의 서재/review

나무 위의 남작 - 이탈로 칼비노

파란건 2015. 7. 27. 10:11

그 동안 책을 안 읽은 건 아니지만, 생활에 몇 가지 변화가 있어서 블로그를 신경 쓰지 못했다. 나무위의 남작도 읽은지 한참 되어서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저자인 이탈로 칼비노는 이탈리아 사람으로 책 설명에 의하면 어른을 위한 우화를 쓴다. 소재가 참신하고 다소 판타지가 가미 되어 있다. 다음은 책 설명이다.



열두 살의 주인공 코지모는 달팽이 요리를 먹도록 강요하는 권위적인 아버지에 저항하여 나무 위로 올라간 뒤 평생 나무 위에서 살기로 결심한다. ‘나무 위의 남작이 된 코지모는 이제 사냥을 다니고 산적과 친구가 되고 다양한 연구에 몰두하는 등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다. 또한 마을 사람들의 농사를 돕고 폭정에 항거하도록 시민들이 이끄는 등 적극적으로 현실에 참여한다. 루소와 디드로, 나폴레옹 등과 교류하면서 전 유럽에 이름을 떨친 코지모는 나무 위에서 평생을 꿈꿔온 연인 역시 만나게 된다.





책의 시작은 이렇다. “1767 6 15, 이날은 나의 형 코지모 피오바스코 디론도가 마지막으로 우리들 사이에 앉아 있던 날이다.” 주인공 코지모는, 누이가 한 명있고 어린 남동생이 한명 있는 그저 그런 귀족 집안의 장남으로, 어딘지 결핍되어 있는 아버지와 군인의 딸로 사랑을 주는 것에 어설픈 어머니 아래에서 자란다. 아버지는 오직 가문을 일으키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지나치게 강압적인 태도로 자식들을 대한다. 그 와중에 아버지는 불미스러운 소문이 있던 누이 신포로사를 강제로 집에서 수녀처럼 살게 하였고 신포로사는 온갖 기괴한 요리를 통해 가족들을 괴롭힌다.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던 코지모는 어느 날 나무 위로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기로 결심한다. 처음에는 하루 이틀, 며칠이면 내려오겠거니 하고 비웃던 사람들도 나중에는 코지모를 인정해주기 시작하고 코지모는 나무위에서의 삶에 적응해나간다. 코지모는 반항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항상 나무위에서 가장 좋고 안락한 방법을 찾아서 그것을 거리낌 없이 이용했다. 나무위에 있음으로서 귀족이던 신분으로는 접할 수 없었던 것들을 접하게 되고, 이를 통해 마을 사람들을 결속시키기도 한다






이탈로 칼비노에게는 나무 위의 남작을 포함하여 우리의 선조들이라는 3부작이 있다고 한다. ‘우리의 선조들안에는 각각 반쪼가리 자작’, ‘나무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3부작의 특징은 어른들을 위한 우화를 통해서 현대인을 투영한다는 것이다. 3부작 중에서 나무 위의 남작에 나오는 코지모가 작가가 제시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이라고 한다.

 

 

나무 위의 남작에서는 실제 사람들이 언급 되기도 하고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이 우화 속에 녹아 있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전개로 어렵지 않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책이었다





나무 위의 남작

저자
이탈로 칼비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4-08-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탈리아 현대 문학의 거장 이탈로 칼비노의 대표작환상과 알레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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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 진실한 사랑이 다 그렇듯 나무 요소요소에 대한 사랑은 형을 잔인하게 만들기도 했고 형에게 고통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 형은 나무를 성장하게 만들고 모양을 갖추어가게 하려고 나무를 상처 내고 잘랐다.

 

사랑의 미덕 중 가장 새로운 것은 아주 단순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형은 그때 자신이 평생 그렇게 단순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마치 그 풀밭에서, 오래전부터 마음속에서 자신을 괴롭혀 오던 어떤 것, 그러니까 거리, 결핍감, 저세상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 기다림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기라도 하듯.

 

넌 오로지 나를 위해,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햐 살았던 남자야

 

넌 날 사랑하지 않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을 원하지, 고통을 원하지는 않잖아

 

넌 사랑이 완전한 헌신이고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

 

만약 어떤 사람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 진정한 자신으로 남지 않는다면 사랑은 존재할 수 없는 거야

모두 멋진 일이었지만 난 그 시기에 우리 형이 완전히 미쳤을 뿐만 아니라 또 약간 멍청해지기 시작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는 아주 심각하고도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광기는 선이나 악으로 성격이 강하게 변하는 것인 반면 저능은 상대할 것이 없는 허약한 성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형은 죽는 순간까지 스스로에게 그렇게 냉혹했기 때문에 모든 인간들에게 무엇인가를 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