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

아메리칸 - 헨리 제임스 본문

나의 서재/review

아메리칸 - 헨리 제임스

루밤 2015. 11. 6. 00:07

그래요? 난 아주 부자랍니다.



지난번에도 헨리 제임스의 소설을 괜찮게 읽었기에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 리뷰) 이번에도 재미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다. 사실 아무런 정보 없이 백지 상태에서 읽었는데 읽는 초반의 느낌은 이러했다. 


도입 부분에 돈이 아주 많은 미국인이 등장한다. 그는 원래는 가난했지만 스스로 힘으로 부를 축적하는데 성공했고 아직도 젊었다.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었고 순진하고 적극적이었다. 돈을 벌만큼 번 후에는 유럽으로 여행을 오게 되고 , 적당한 아내가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생각하는 적당한의 기준은 상당히 높은 것이었다. 



여기까지 읽고 나는, 오만과 편견을 생각했다. 조금 형식은 다르지만, 돈이 많은 남자와 돈은 좀 없는 유럽 귀족 여인의 사랑이야기.. 


그런데 그러기에는 문체가 너무 건조했고 초반에 너무 술술 풀리는 것이 불길한 예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사진 아래에서부터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소설 중반 까지 주인공인 미국인(뉴만)은 프랑스의 지체 높은 아가씨와 약혼을 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하지만 갑자기 여자쪽 집안에서 마음을 바꿔 결혼을 일방적으로 취소한다. 이 일에 격분한 뉴만은 약혼자를 되 찾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하지만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차이를 깨닫게 된다. 줄곧 뉴만의 편이었던 약혼녀의 오빠인 발렌틴 조차도, 뉴만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에 목숨을 걸어 세상을 떠나게 된다. 


다 읽고 보니 이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미국과 오랜 전통으로 그들만의 경계가 확실했던 유럽간의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것 같다. 나중에 알았지만 저자인 헨리 제임스도 미국인으로 태어나서 나중에 유럽으로 귀화했다고 하는 것 같았다. 몸소 느꼈던 바를 책에 많이 투영시킨 것으로 보인다. 



짜증에 시달릴 때조차 필요하다면 항상 즐길 일들을 찾아냈다.

<음식을 보면 식욕이 난다>라는 프랑스 격언이 있듯이, 세상을 둘러보면 볼수록 더욱 보고 싶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불평도 즐거움의 일부가 되니까요.

그래요? 난 아주 부자랍니다.

그것이 제가 부탁하고 싶은 거예요. 제발 포기 하지 마십시오.

요즘 난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좋아할 태세가 돼 있거든요. 무척 기분이 좋은 상태랍니다.

고백하건대, 복수심을 품는다는 것은 사람을 지치게 하기 때문에 약간은 피곤한 절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