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본문

나의 서재/review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루밤 2015. 1. 7. 16:41

 지방에 내려갔다 올 일이 있어서 차 안에서 몇 시간 보내는 동안 읽으려고 선택한 책이다. 너무 두껍지도 않고 '인생의 베일'의 작가인 서머싯 몸의 작품이기 때문에 선택했다. (인생의 베일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관련 된 글을 써보고 싶은데, 이 책은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니지만 읽고 나서 읽은 시간 보다 훨씬 더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어디에선가 듣기로 서머싯 몸의 소설은 대중적이라고 하였다. 이 책 또한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책은 크게 3가지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1. 화자가 스트릭랜드를 알게 된 경위와 그 주변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2. 스트릭랜드가 파리에 가서 살 때의 이야기 3. 스트릭랜드가 타히티섬에 살았던 이야기를 화자가 전해 듣는 부분.  주인공인 스트릭랜드는 인생에 있어서의 주요한 사건들이 고갱을 모티브로 했지만, 고갱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중반까지는 화자가 직접 스트릭랜드와 접촉하고 이야기를 듣고 관찰한 내용으로 진행 되는데, 이 부분에서는 주인공이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소시오패스처럼 느껴졌다. 여기 많은 사람들이 나오지는 않지만 천재인 스트릭랜드와 그 주변사람 (스트로브, 블란치, 전부인 등등)을 비교해보면, 평범한 사람인 나는 그 주변인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화자가 직접 겪지 않고 전해 듣는 이야기를 통해 그려지는 스트릭랜드에게는 인간적인 연민이 느껴졌다. 


책을 다 읽어도 제목이 왜 달과 6펜스인지는 나와있지 않은데, 해설을 읽어보니, 달과 6펜스는 모양이 둘 다 둥그렇고 은색이지만 하나는 이상적인 것이고 하나는 물질적인 것이다.(이상과 물질적인 것을 비교하기 위해서 다른 비유를 할 수도 있을 텐데 왜 하필 달과 6펜스인지는 궁금하다..) 보통사람들이 달과 6펜스를 함께 추구한다거나 아니면 6펜스만을 추구한다는 것에 비해 스트릭랜드는 철저하게 달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그에 방해 되는 모든 것들 (예를 들어 여자)을 참아내기 힘들어 한다. 


 

 

 

정작 차안에서는 멀미가 나서 30쪽도 읽지 못하였다.

 

 

 

 




달과 6펜스

저자
서머싯 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0-06-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달과 6펜스』는 서머싯 몸이란 일개 작가를 전세계에 타전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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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인 분노를 느끼면서도 죄인을 직접 응징할 완력이 없을 때는 늘 비참한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삶의 전환은 여러 모양을 취할 수 있고,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성난 격류로 돌을 산산조각내는 대격변처럼 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마치 방울방울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에 돌이 닳듯이 천천히 올 수도 있다.

 

 

고통을 겪으면 인품이 고결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행복이 때로 사람을 고결하게 만드는 수는 있으나 고통은 대체로 사람을 좀스럽게 만들고 앙시을 품게 만들 뿐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름다움이 해변가 조약돌처럼 그냥 버려져 있다고 생각해? 무심한 행인이 아무 생각 없이 주워 갈 수 있도록? 아름다움이란 예술가가 온갖 영혼의 고통을 겪어가면서 이 세상의 혼돈에서 만들어내는, 경이롭고 신비한 것이야. 그리고 또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다고 해서 아무나 그것을 알아보는 것도 아냐.

 

 

하기야 나 자신도 속으로는 이 사건을 죄다 마음 밖으로 털어내 버리고 싶었다. 나와는 별 관계없는 비극에 진절머리가 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세상은 참 매정해. 우리는 이유도 모르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몰라. 그러니 겸손하게 살아야지. 조용하게 사는 게 아름답닫는 걸 알아야 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나의 의견을 상대방이 얼마나 존중해 주느냐에 따라 상대방에 미치는 나의 힘을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싫어한다. 그처럼 사람의 자존심에 아픈 상처를 주는 것은 없을 테니까.